(차시전 원고) 난과 차 (보성차시전 원고) 난과 차/ 성갑숙 남쪽 창가에 연녹색 우러난 찻잔 들이대면 그대 수줍다 어디쯤서 시작해 볼까 통통배 한 척 가물가물 손 흔들며 떠나버린 이야기는 접어두고 벼랑 끝에 바람둥이 순정 고이 달래 보내주던 이야기 접어두고 이름 모를 그 곳에서 바스러질 듯한 입맞춤 단.. 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2016.04.11
(시) 약산으로 초대 약산으로 초대 / 성갑숙 봄은 그렇게 오고 있었다 파리한 진달래꽃잎이 세상을 향해 여린 미소 보내던 날 기별이 왔다 새벽길 찬서리 맞으며 임지로 떠났던 그가, 책임과 의무를 짊어진 고단한 발걸음을 진달래동산으로 옮겨놓던 그가, 여린 꽃잎 사이 봄 햇살 스미는 것을 보았으리 약초.. 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2016.04.02
국부國父여, 국부國富여 /성갑숙 국부(國父)여, 국부(國富)여/ 성갑숙 달과 별의 후광을 덮고 돌마바흐체 궁전 침실에 누운 아타튀르크 그가 깊이 잠 든 시간 궁전의 모든 시계는 멈추었고 달도 별도 영면에 들었다 국부라 했다가 국부 아니었다가 말하지 않는 나라 국부國父가 부른 국부國富의 터키 돌마바흐체 궁전 접.. 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2016.01.20
명동촌 시인을 찾아서/ 성갑숙 명동촌 시인을 찾아서/ 성갑숙 청춘을 다하지 못해 별을 다 못 헤아린 그 사나이 만나러 갑니다 연길을 거쳐 길림성 용정 별빛 쏟아졌을 명동촌 언덕 위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아직 때가 이른 줄 알면서도 달빛 내릴 때를 그리워해야 함을 알면서도 서둘러 우물가로 달려가서 우.. 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2015.10.27
필연 예화 1/ 성갑숙(7월4일 조례호수특설무대 시낭송공연 원고) 필연 예화 1 / 성갑숙 수평선 너머 아스라이 섬 하나 눈 감고 바라만 보았다네 손 뻗으면 뭍이 될까 몸부림치다 지친 날은 안개 일어 잠 들었다네 꿈길을 끝없이 거닐다 때마침 내린 안개비를 무작정 맞았다네 보이지 않는 길 보여도 건너지 못할 길을 바라다 부나비가 되고 싶어 희미해져.. 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2015.04.29
황실 마사지 / 성갑숙 황실 마사지 / 성갑숙 북파로 장백산을 올라 천지를 보는 것은 차에서 내려 3분이면 족하다 눈 덮인 백두산 천지를 건너다보고 만주바람에 등 밀려 내려오면서 아이젠 덧신고 태산을 오르내린 듯 심한 허기에 일행은 괜히 티격태격 했다 관광차는 쉼 없이 달려 연길 숙소로 향하다가 마사.. 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2015.04.04
(시) 새도 눈물을 흘린다 새도 눈물을 흘린다/ 성갑숙 해를 넘겨도 찾는 이 없는 무덤가에 집을 짓고 아침저녁 새가 운다 눈물 없이 우는 것도 우는 것이냐고 씨부렁대다가 올려다보다가 하는 이들에게 버럭 똥벼락을 퍼부으면서 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2015.01.30
족적 족적/ 성갑숙 발이 아프다 병원에서는 발가락이 더 휘기 전에 수술을 권하는데 아버지 남겨주신 결정 인자 하나쯤 간직하고 싶어 그냥 나왔다 구두 신기를 마다하신 아버지는 밖으로 휘다 못해 뒤틀린 고무신을 신고 선창들, 구월들, 가파른 화왕산까지 오르내리며 육남매 종아리는 튼실.. 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2014.10.27
성요셉 성당 성요셉 성당/ 성갑숙 몽루아얄 심장은 계속 뛰고 있어 몬트리올 가장 높은 곳에서 작고 가난한 문지기 앙드레 수사님 절름발이 육신 끌고 들어서는 것을 보았으리 대성전에 이르러 무릎을 꿇지못하고 머뭇거리는 것도 보았으리 선 채로 푸르른 돔을 올려다보며 기적을 간구하는 손을 잡.. 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2014.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