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촌 시인을 찾아서/ 성갑숙
청춘을 다하지 못해
별을 다 못 헤아린
그 사나이 만나러 갑니다
연길을 거쳐 길림성 용정
별빛 쏟아졌을 명동촌 언덕 위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아직 때가 이른 줄 알면서도
달빛 내릴 때를 그리워해야 함을 알면서도
서둘러 우물가로 달려가서
우물 속 흐르는 구름 사이
추억 속의 그 사나이를 찾아보았습니다
애타게 어머니를 부르짖던 그 사나이
지금은 어머니 손잡고
명동교회당을 오고가는지 소식이 감감했습니다
쪽지 한 장 남길 사이도 없이
담장 넘어 전남문인들을 태울 버스가
검은 연기를 내 뿜습니다
다시 연길로, 조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
명동촌 시인이 누워있는 그 하늘밑에서 부터
칠흑 같은 밤하늘이 열리고
차가운 별빛 무너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문득 뒤돌아 본 용정 하늘
진눈깨비 부옇게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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