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명동촌 시인을 찾아서/ 성갑숙

가마실 / 설인 2015. 10. 27. 17:24

명동촌 시인을 찾아서/ 성갑숙

 

 

청춘을 다하지 못해

별을 다 못 헤아린

그 사나이 만나러 갑니다

 

연길을 거쳐 길림성 용정

별빛 쏟아졌을 명동촌 언덕 위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아직 때가 이른 줄 알면서도

달빛 내릴 때를 그리워해야 함을 알면서도 

서둘러 우물가로 달려가서

우물 속 흐르는 구름 사이

추억 속의 그 사나이를 찾아보았습니다

 

애타게 어머니를 부르짖던 그 사나이

지금은 어머니 손잡고

명동교회당을 오고가는지 소식이 감감했습니다

 

쪽지 한 장 남길 사이도 없이

담장 넘어 전남문인들을 태울 버스가

검은 연기를 내 뿜습니다

 

다시 연길로, 조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

명동촌 시인이 누워있는 그 하늘밑에서 부터

칠흑 같은 밤하늘이 열리고

차가운 별빛 무너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문득 뒤돌아 본 용정 하늘

진눈깨비 부옇게 흐느끼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