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시) 문패 문패 성갑숙 저지예술인의 마을에 들러 구멍 숭숭 난 대문 낮은 담장 안을 기웃거리다가 한갓진 모퉁이 빈 집터에서 문패 하나를 주워 올렸다 덧칠된 금박 치장 긁어내고 구멍 숭숭 내어 들고는 다리 아프도록 골목골목 돌다가 그냥 훌쭉한 배낭에 슬쩍 집어넣고 배를 탔다 그 섬에서는 .. 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2012.05.25
(기행시) 우도 우도 -성갑숙 소음 속 외로운 섬 제주 도피처가 필요했으리라 소 울음도 잠잠한 곳에서 고삐 풀어 등 기대고 싶었으리라 살다가 비토할일 왜 없었겠는가 그럴 때면 헛헛한 웃음 감추어도 너 못났다 손가락질 않고 하얗게 웃어주는 서빈백사 기약 없이 때를 기다리다 거멓게 타다만 검멀.. 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2012.05.15
(시) 무학舞鶴은 날개를 접지 않는다 무학舞鶴은 날개를 접지 않는다 성갑숙 1 부뚜막에 소주병이 기운다 양 날개를 좌악 펼친 백학白鶴 날개짓을 시작한다 젊은 아버지 어깨 위로 푸른 산맥이 덩달아 춤을 춘다 학鶴은 날개는 접지 못했다 2 무학산舞鶴山 시루봉 넘어 등성이를 향해 마지막 힘을 모두었다 내 나이 적 아버지.. 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2012.03.26
(시) 밀담- 한라산행기 1 밀담 - 한라산행기 1 성갑숙 한라 설산 까마귀야 검은 옷이 애석토다 바다 건너 외딴섬 남한 제일 깊은 골에 은빛 융단 깔고 덮고 설인 더불어 뒹굴어도 뉘 알아 손가락질 않으니 내 오늘 폭설로 길 막힌 척 한나절만 더 노닐련다 주린 배를 감하면서 터 잡은 곳 안주한 네가 겉 다.. 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2012.02.08
(시) 어치 深谷(심곡) 어치 深谷 / 성갑숙 백운산 상봉우리 매봉우리 올려다보니 엄동에 몸 푼 어미로다 무명 핫저고리 섶을 젖히고 깊은 잠 성긴 숲 흔들어 채근하누나 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2012.01.26
[스크랩] [성갑숙 낭송시] 자작시-수덕사에 바친 청춘 수덕사에 바친 청춘 / 성갑숙 그랬다 여자이기에 청춘도 내 것이 아니었다 세기 묵은 바람에 등 밀려들어선 수덕사 배흘림기둥 부여잡고 된바람 비켜가기를 소망했다 도피라 해도 지워주는 운명은 벗고 싶어 나를 에울 돌담이 몇 겹이라도 문제되지 않았다 여자여! 여자여! 그대 .. 多笑곳 이야기/시낭송 공연 2012.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