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기행시) 우도

가마실 / 설인 2012. 5. 15. 18:40

 

우도

-성갑숙

 

 

 

소음 속 외로운 섬 제주

도피처가 필요했으리라

소 울음도 잠잠한 곳에서

고삐 풀어

등 기대고 싶었으리라

 

 

살다가 비토할일 왜 없었겠는가

그럴 때면

 

 

헛헛한 웃음 감추어도

너 못났다 손가락질 않고

하얗게 웃어주는 서빈백사

 

 

기약 없이 때를 기다리다

거멓게 타다만

검멀레 검멀레

그 애달픔 달래려

함께 울어주는 동안경굴

 

 

올레길 에두른 연초록 풀밭 위에

마소 함께 뒹굴다보면 해는 저물고

멀리

숨 가쁘게 손짓하는 성산일출봉

 

돌아가야 한다고

 

귀항선 뱃머리를 밀어낸 청진항은

발 묶어놓으면서도

돌아가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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