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담
- 한라산행기 1
성갑숙
한라 설산 까마귀야
검은 옷이 애석토다
바다 건너 외딴섬
남한 제일 깊은 골에
은빛 융단 깔고 덮고
설인 더불어 뒹굴어도
뉘 알아 손가락질 않으니
내 오늘
폭설로 길 막힌 척
한나절만 더 노닐련다
주린 배를 감하면서
터 잡은 곳 안주한 네가
겉 다르고 속 다른 이내 심사
만분이라도 알겠냐만
혹시 맘 변하여
산 아래 마을 기웃댈 적이면
등성이 홀로 핀 눈꽃 털어
깊게 패인 내 발자국일랑
덮어주고 올라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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