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시) 밀담- 한라산행기 1

가마실 / 설인 2012. 2. 8. 23:24

 

밀담

- 한라산행기 1

 

성갑숙

 

 

한라 설산 까마귀야

검은 옷이 애석토다

 

바다 건너 외딴섬

남한 제일 깊은 골에

은빛 융단 깔고 덮고

설인 더불어 뒹굴어도

뉘 알아 손가락질 않으니

 

내 오늘

폭설로 길 막힌 척

한나절만 더 노닐련다

 

주린 배를 감하면서

터 잡은 곳 안주한 네가

겉 다르고 속 다른 이내 심사

만분이라도 알겠냐만

 

혹시 맘 변하여

산 아래 마을 기웃댈 적이면

등성이 홀로 핀 눈꽃 털어

깊게 패인 내 발자국일랑

덮어주고 올라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