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댁 맨드라미 과수댁 맨드라미 -가마실 연가 17 과수댁 뜨락에 맨드라미 붉다 산입에 거미줄 치랴 안땀, 너머땀 삯일 도맡아 안방 토방 알곡으로 가득히 채워 놓고 하릴없는 뜨내기 푸념 너른 마당 채워놓고 작달비 내린 뒤 가늘한 등불 하나 흔들리다 월식에 찢기운 달 긴 한숨 거두우고 기나긴 그림자 거두고 이웃하던 토담엔 강아지 풀만 주억댄다 多笑곳 이야기/운문(연작) 2010.08.15
꽃신 꽃신 -가마실 연가 6 그해 겨울 사랑방 샛문에 걸린 오동나무는 까치집 하나 키우고 있었다. 몇 달 후 여린 바람은 수액을 몰고 자박자박 오동나무를 오르고 있었다 나뭇잎으로 가득찬 하늘 꽃신 하나 올려놓고 슬픔에 잠겼다 지치지도 않고 쉼없는 할아버지 옛 이야기 그냥 듣고서 多笑곳 이야기/운문(연작) 2010.08.15
정월 가마실 연가 8 - 정 월 - 육간대청 방문열고 세배 드린다 '올해는 가야지 고맙다' 덕담 듣던 큰 애기 얼굴 보름달 뜬다 재너머 늙은 총각 달맞아 산마루 오를 새 오래비, 아재비, 젊은이랑 큰집, 작은집, 시앗집 떼지어 한달 내내 지신 밟다가 동네 조무라기들 코 묻은 세배돈 귀통이 헐 때 토골짝 잔설 위.. 多笑곳 이야기/운문(연작) 2010.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