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 모과 - 가마실 연가 34 성갑숙 서늘한 밤공기 뒤뜰 휘돌아 들면 새가슴 움켜쥐고 기침을 쏟았다 어둠 속에 웅크려있던 모과나무 높은 가지에서 투둑 떨어뜨린 실과 부엉이 놀라 울음을 멈추고 가쁜 숨소리 마저 잠재우던 알싸한 과육 향 모과나무처럼 뒤틀린 선택의 길목 그 진액이 꽈리에서 소멸되었.. 多笑곳 이야기/운문(연작) 2010.08.28
개명 가마실 연가 33 - 개명 꼭다리야 꼭다리야 딸부자집 꼭다리야 골목길 내달리며 놀려대던 사내아이들 백발 되고 대머리 되어 옛일 아삼한데 얼굴도 안 보고 데려간다는 셋째 딸 그 시절 품고 멍들어 살았다 새마을 지도자로 동네를 대변했고 민요 잘해 가수났다 빛나던 이름 석자 그 이름 속에는 우리들.. 多笑곳 이야기/운문(연작) 2010.08.28
납골당 가마실 연가 32 - 납골당 고향길 어귀 잡살고개 둔덕에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걱정없는 집 지어놓고 석양을 이불 삼아 잔디밭에 누우셨네 오는 순서 있어도 가는 순서 없으니 누구라도 먼저 가면 편한 자리 차지한다고 주름진 고랑 넘어 서둘러 가신 님 올해같이도 더운 날 문종이 뜯어내고 모기장 바르.. 多笑곳 이야기/운문(연작) 2010.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