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笑곳 이야기/운문(연작)

납골당

가마실 / 설인 2010. 8. 28. 23:00


가마실 연가 32

- 납골당


고향길 어귀 잡살고개 둔덕에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걱정없는 집 지어놓고


석양을 이불 삼아

잔디밭에 누우셨네


오는 순서 있어도

가는 순서 없으니

누구라도 먼저 가면

편한 자리 차지한다고

주름진 고랑 넘어

서둘러 가신 님


올해같이도 더운 날

문종이 뜯어내고

모기장 바르시는지


가뭄에 논바닥 마를세라

집 앞 논두렁가 서성이며

여름잠 쫓으시는지


야속히 살던 자식 달려와

술잔 올리오니

보리밭에서 허리 편 듯 일어나

여윈 볼 모으며 목 축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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