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시) 배꼽이 아프다

가마실 / 설인 2013. 5. 28. 08:45

 

 

 

배꼽이 아프다 / 성갑숙

  

 

요며칠 배꼽이 아리다

 

허리끈 헐거움 먼저 알아

울상 짓다가도

때로 두둑한 배짱 내밀어

동네방네 벌렁벌렁 헤집기도 먼저 하던

배꼽이 자꾸 아프다

 

할머니처럼

나잇살로 처져가는 뱃가죽을 들여다 본 의사는

살점을 도려내야 된다고

 

내게 배꼽을 준 어머니도 이맘때쯤

살점을 도려내었구나

한두 번도 아니고 예닐곱 번 연속으로 도려내다보니

배가 등가죽에 붙었구나

 

배꼽을 만들어 준 이들은

이맘때가 되면 모두 제살 도려내기를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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