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기행시) 문패

가마실 / 설인 2012. 5. 25. 07:55

 

문패

 

성갑숙

 

 

 

저지예술인의 마을에 들러

구멍 숭숭 난 대문

낮은 담장 안을 기웃거리다가 

한갓진 모퉁이 빈 집터에서

문패 하나를 주워 올렸다

 

덧칠된 금박 치장 긁어내고

구멍 숭숭 내어 들고는

다리 아프도록 골목골목 돌다가

그냥 훌쭉한 배낭에

슬쩍 집어넣고 배를 탔다

 

 

그 섬에서는

굴러다니는 조각돌도 명함이 있다는데

시금석을 뭍으로 날랐으니

나는 이제 엄벌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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