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패
성갑숙
저지예술인의 마을에 들러
구멍 숭숭 난 대문
낮은 담장 안을 기웃거리다가
한갓진 모퉁이 빈 집터에서
문패 하나를 주워 올렸다
덧칠된 금박 치장 긁어내고
구멍 숭숭 내어 들고는
다리 아프도록 골목골목 돌다가
그냥 훌쭉한 배낭에
슬쩍 집어넣고 배를 탔다
그 섬에서는
굴러다니는 조각돌도 명함이 있다는데
시금석을 뭍으로 날랐으니
나는 이제 엄벌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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