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
-성갑숙
소음 속 외로운 섬 제주
도피처가 필요했으리라
소 울음도 잠잠한 곳에서
고삐 풀어
등 기대고 싶었으리라
살다가 비토할일 왜 없었겠는가
그럴 때면
헛헛한 웃음 감추어도
너 못났다 손가락질 않고
하얗게 웃어주는 서빈백사
기약 없이 때를 기다리다
거멓게 타다만
검멀레 검멀레
그 애달픔 달래려
함께 울어주는 동안경굴
올레길 에두른 연초록 풀밭 위에
마소 함께 뒹굴다보면 해는 저물고
멀리
숨 가쁘게 손짓하는 성산일출봉
돌아가야 한다고
귀항선 뱃머리를 밀어낸 청진항은
발 묶어놓으면서도
돌아가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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