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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동화의 작법-사건

가마실 / 설인 2011. 3. 20. 16:42

동화의 작법- 사건

3) 事件 (Story, Action)

사건은 동화에서 특히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인물이나 배경은 사건을 이해시키고 진행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만, 사건은 동화의 전체적인 흐름은 지배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동화에서 다루어지는 사건은 여러가지 조건이 따른다. 취급되는 사건이 너무 크거나 어렵지 않아야 한다. 아동의 지적수준으로 이해할 수 있는 크기여야 하며, 아동세계의 행동 반경에서 일어나는, 그리고 아동의 상상력이 미치는 범위의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신문의 삼면을 장식하는 사회적인 관심사나 국가적인 문제는 동화의 사건으로 적절하지 않다. 사건은 효과적인 구성 방법을 통하여 진행되며 이는 平面的 進行과 立體的 進行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가) 平面的 構成---사건이 시간적인 순서에 따라 진행되는 구성 방법이다. 즉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의 순차적이며 인과적인 진행이다. 전래동화는 거의 평면적인 구성방법을 취하고 있다. 평면적 구성에서는 이야기의 진행과 함께 케릭터가 성장하며, 시간의 진행과 함께 갈등이 고조, 혹은 완화된다. 현대의 창작동화 성인동화로 오면서 평면적 구성에서 입체적 구성으로 변화하는 경향을 볼 수 있으나, 아직은 평면적 구성이 압도적이다. 그것은 아동의 기억력이나 집중력이 복잡하지 않은 평면적 구성에 적합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원식의 <아기구름>, 정채봉의 <돌아오는 길>도 평면적 구성으로 성공한 예이다.

나) 立體的 構成--- 사건이 시간적 순서를 역행하는 구성이다. 현재에서 과거로 거기서 다시 현재 혹은 미래로 시간적인 무대를 바꾸기 때문에 사건 역시 엉키게 된다. 입체적인 구성을 기술적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예술미를 돋보이게 할 수 있을 것이지만 스토오리를 복잡하게 하고 어렵게 하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있다. 소설에서는 입체적인 구성을 평면적인 구성보다 우수한 기법으로 생각하나 동화에서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 동화에서는 입체적 구성도 사건 그 자체가 시간을 넘나들면서 일어나지 않고, 주된 사건은 계속 평면적인 진행을 유지하면서 과거의 회상 형식을 통하여 현재와 과거를 병행시키고 있다.

황일현의 <빈 마을과 벅수와 손톱달>은 입체적인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농민이 농촌을 떠나는 현장은 과거의 일로 생략되고 돌아오는 장면만을 제시하였다. 독자들은 벅수와 손톱달의 대화를 통해서 모두 떠나 쓸쓸한 농촌의 모습을 알게 되며, 돌아오는 일가족의 회고적 대화를 통해서 그들이 농촌을 떠났던 사람들이라는 것, 도시로부터 지금 돌아오는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동화의 구성에 좀더 알기쉽게 접근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단순하고 관례적인 골격의 동화를 가정해 보았다.
①. 옛날 어느 숲 속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버섯을 따서 생계를 이어가는 예쁘고 마음씨 고운 한 처녀가 살고 있었다. (발단)
②. 하루는 처녀가 버섯을 따고 있는데 어디선가 가느다란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가까이 가보니 옆구리에 화살을 맞은 청년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전개)
③. 처녀는 청년을 자기 집으로 옮겨서 정성껏 간호하였다. 몸을 요양하는 동안 두 사람 사이에는 사랑이 싹텄으나 몸이 나은 청년은 처녀에게 앞날을 기약하고 길을 떠났다. (위기)
④. 처녀는 어느 날 장에 갔다가 임금님이 그 나라에서 가장 좋은 버섯을 따온 사람에게는 상을 준다는 방을 보았다. 동네 사람의 권유에 못이겨 처녀는 버섯을 가지고 궁궐을 찾아갔다가 뜻밖에 거기서 왕자가 되어 있는 옛날의 청년과 만났다. (절정)
⑤. 처녀는 임금님과 왕자님의 간곡한 청원으로 왕태자비가 되어서 내내 행복하게 살았다. (대단원)

①은 주인공이 처해 있는 상황적 배경을 설정해 주고 있다. 즉, 홀어머니를 모시고 버섯을 따다 팔아서 생계를 잇는 것이 바로 주인공이 처해 있는 상황인 것이다. 또 예쁘고 마음씨가 곱다는 것은 이 동화의 주요한 케릭터가 된다. 발단은 이야기의 실마리가 마련되는 곳이다. 단 주인공이 '버섯을 따서' 생계를 유지한다는 내용은 얼마든지 다른 것으로 바꿀 수도 있다. '나물을 캐서'라고 해도 될 것이고 '남의 집 품팔이를 해서'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했을 때 그에 후속하는 사건 역시 그에 상응하는 범위로 확대되거나 축소되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①이 아니다. 정작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거리는 ②이후 ⑤까지 이어지는 사건이며, ②는 ①의 씨앗을 움틔워 성숙시키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③은 ①과 ②에서 이어진 이야기가 반전하고 저항을 받는 부분이다. 위기라는 명칭이 붙은 것도 순행하던 이야기가 갈등을 일으키고 난관을 만나기 때문이다. 만일 아무런 난관이나 저항이 없이 앞으로 진행하기만 한다면 독자가 얻는 재미가 훨씬 덜해질 것이다.


④는 ③의 갈등이 해결되고 숨겨졌던 것이 폭로되고 해결되는 클라이맥스이다. 옆구리에 화살을 맞고 쓰러졌던 것은 그 나라의 왕자였음이 밝혀지고 좋은 버섯을 모집한 의도는 왕자님이 처녀를 맞이하기 위한 방법이었음이 드러난다. ⑤는 끝맺음이다. ④에서 고조되었던 숨을 고르고 평화를 회복하는 부분이다.


그 동화가 재미 있는가 아니면 재미가 없는가 하는 것은 재미 있는 사건인가 그렇지 않은가에 의해서 결정된다. 재미가 있다는 말은 감동을 준다는 말인데, 독자들이 어떤 경우에 감동을 느끼는가 생각해보는 것도 동화의 창작에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우선 아름다운 이야기에서 감동한다. 아름답다함은 표현된 문장의 아름다움일 수도 있겠고 거기 펼쳐지는 스토오리의 아름다움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동화의 감동은 독자를 깨우쳐 가르침을 줄 것이다. 감동은 문학작품이 수반해야 할 필수적 요건이다. 감동을 달리 미적 쾌락이라고도 하고 정서적인 세척작용이라고도 한다. 즉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카다르시스 작용이다.

 

발췌 : http://cafe.daum.net/pen063

 

 

 

출처 : 박종국 수필가의 일상이야기
글쓴이 : 박종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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