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笑곳 이야기/운문(연작)

돌옷

가마실 / 설인 2010. 8. 28. 22:58

가마실 연가 30

-돌옷


어울 넘는 산비알

정감어린 손짓 버드나무

언덕 아래 청석옷이 주름을 편다


한 줄금 따뜻한 비가 내리고

검푸르던 돌옷이 봉분까지 옮겨 앉는다

할머니는 치맛자락을 펼치고

더플더플 봄 양식을 주워 올리고

이끼 맛을 본 개미 한 마리

아쉬운 듯 따라 오른다


참가재를 잡던 아이가

한 옹큼 담아든 토골짝 물에

웃니 빠진 아이가 화들짝 입을 막는다


눈 감아야 교감하는 그 세상

풍덩 빠져 들어

참기름 깨소금 자글자글한 돌곳나물

입안 가득 몽글몽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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