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笑곳 이야기/운문(연작)

마지막 저녁상

가마실 / 설인 2010. 8. 28. 22:57

가마실 연가 28

-마지막 저녁상


살다 지쳤을 때

다리 뻗고 한번쯤 울고 싶었습니다

목 놓아 엉엉 울다가

흙내 나는 사랑방으로 달려가

거미줄같이 얽힌 세상사 다 털어놓고

힘 들어요 소리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흑백영화에서 종이가 뜯겨 나가듯

아버지의 지나온 시간 흐름 따라

지침서 보여 주시겠지요


가난한 아버지도 힘 들었구나

인생사 힘든 것이구나

등 떠미는 바람도 힘에 부치는 구나


이제 저녁상 마지막으로 드시고 떠나면 언제 오십니까

평소 좋아하시던 맑은 술 올리면 또 오셔서 드시나요? 아버지

'多笑곳 이야기 > 운문(연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옷  (0) 2010.08.28
빈 사랑방 기침소리  (0) 2010.08.28
가마실연가 26- 아버지 숨소리  (0) 2010.08.15
가마실연가 23/24/25  (0) 2010.08.15
폐교  (0) 2010.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