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笑곳 이야기 437

전남문협문학기행 무안편

환선 / 성갑숙 여행의 끝은 집으로 드는 것 칠선대교를 건너, 무안 도리포로 들게 되었지요 쓸쓸한 가을은 먼저 와서 환선바위 기도하는 여인 품을 파고들고 나도 모르게 그 여인의 기도에 마음을 더 했나이다 밀물 들어 열린 바닷길에 뜨거웠던 청춘 담그었다, 산산이 부서졌다 되돌아오기까지 여인도, 나도, 환선바위도 성을 쌓았다가 섬을 낳았다가 환청이라도 좋으니 기별 바라나이다

라테 아트

라테 아트 / 성갑숙 커피를 좋아하는 그녀 부드러운 라테를 기다리는 동안 블랙커피보다 쓴 소리를 쏟아내네 나는 원래부터 쓴맛에 익숙하지 않아 우유가 데워지고 에스프레소 위에 화이트 아트가 올려지기까지 입안에 고인 쓴물이 쓸개를 녹여 하마터면 쓸개 빠진 여자가 될 뻔 했네 -라테는 말이야!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딛고 도도히 피어난 여러 모양아트가 있지 바리스타의 분주했던 손길을 빌어 나와 상관없는 듯했던 어느 모지리의 과거사도 나와 달리 블랙커피를 즐기는 그녀의 오지랖도 감쪽같이 덮어버린 화이트 하트 입술 가득 비벼가며 라테를 마시네 - 라테는 말이야! 202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