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산으로 초대
/ 성갑숙
봄은 그렇게 오고 있었다
파리한 진달래꽃잎이
세상을 향해 여린 미소 보내던 날
기별이 왔다
새벽길 찬서리 맞으며 임지로 떠났던 그가,
책임과 의무를 짊어진 고단한 발걸음을
진달래동산으로 옮겨놓던 그가,
여린 꽃잎 사이 봄 햇살 스미는 것을 보았으리
약초 같았던, 쓰지만 약이 되었던 지난날들은
망봉 오르는 오솔길에 고스란히 내려놓고
남은 봄날, 보석 같아
길섶에 흩어지는 햇살 한 줌까지도 소중했으리
초대 받기 위해
단장하고 기다린 세월만큼
약산의 봄을 품어보리라
진달래꽃 바람에 날리우고
실가지 끝으로 새순 터오면
푸르게 푸르게 그의 숲을 가꾸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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