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간귀신
-가마실 연가 22
감꽃을 주워 꿈을 엮던 가시내
과수원으로 시집갔지
척박하던 과수밭 석삼년을 일구어도
금줄에 홍고추는커녕
숯덩이도 못 엮었지
구박받아 소박들고
-어매야 날 좀 데려가소-
-죽어서도 문간귀신 되거라-
감꽃 흐드러진 삽짝문 돌아설 때
-비루먹은 인간 만나 하늘은 보았더냐?-
-하늘은 우찌보고 별은 우찌 따는고-
구로공단 빵공장에
취직해 볼려고
호적등본 떼러갔다가
천행인지 만행인지
혼인신고 없이 석삼년을 보냈더라
요즘
감꽃 줏던 숫가시내 얼굴
국화빵 닮아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