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야하나 / 성갑숙
솔밭쉼터 그물망 닭장 안
삼복이 지났으나 식구는 그대로다
놓아기른 토종닭 보양식은
여름 내내 사람들의 식은땀을 빼냈고
사람들은 손수건으로 눈두덩을 닦으며
그물망 안 수탉에게서 기(氣)를 받아 돌아갔다
이후로 벼슬이 좋은 수탉은
암탉 등짝에 털을 반쯤씩 뽑아놓았고
그물망 비집고 도망 나온 암탉 한 마리
시커먼 솔밭 올려다보며 꼬댁꼭
그물망 울타리 빙빙 돌며 꼬댁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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