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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동화창작과 사랑의 정신_김문기

가마실 / 설인 2011. 3. 20. 16:24

 

동화창작과 사랑의 정신

 

강의 진행자 : 김문기 (hipen@naver.com)  

 

1. 동화와 어린이

 

童話란 동심을 바탕으로 하여 쓴 산문문학이며 뜻풀이 그대로 ‘어린이 이야기’다. 이것을 좀 더 풀어서 밝히자면, 동화는 재미있고 환상적인 이야기체 글로써 어린이뿐만 아니라 동심에 살고 싶어 하는 어른들까지를 그 독자 대상으로 하고 있는 문학 장르다.
동화는 처음부터 문학 장르의 한 형태로 생겨나지 않았다. 옛날부터 사람들 사이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전승 설화들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린이를 주된 독자 대상으로 하여 발전해온 형태다.
전승 설화의 대부분은 민중 계층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구전되어 왔고 그래서 당 시대의 민중적 애환과 감정과 소망이 담겼다. 그 중 어른을 대상으로 발전해온 것이 시와 소설이라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발전해온 것이 동시나 동화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동화가 비록 전승 설화에서 오랜 세월을 두고 점진적으로 발전해왔다 하더라도 오늘날에 와서는 그것과 엄연히 구별된다. 동화는 현재 독자적인 문학의 한 양식으로서 자리 메김을 했고 따라서 이야기체 글보다는 더 발전된 형태인 문학이 되면서 예술적 가치를 담게 된 것이다.
동화는 영어의 Fairy tales(요정 이야기) 또는 독일어의 Märchen(환상 이야기)과 엇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실상은 세계의 수많은 나라마다 민족마다 혹은 각각의 마을마다 자기들 나름의 정서, 애환, 사물 인식, 환상, 희망 등을 이야기로 엮으면서 어느 정도 각기 다른 의미로 인식되고 있다. 그 한 예로, Fairy tales와 Märchen 등은 요정, 마녀, 난쟁이, 공주 등의 등장인물이 엮어내는 가공의 이야기와 더불어 민가에서 전해 내려오는 민담이나 전설 등을 모두 합쳐서 말하기도 한다.

 

2. 동화 창작의 처음 단계

 

이야기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지식과 정보와 감성과 상상을 담고 있다. 따라서 그것이 우리 인생과 흡사한 기승전결식 구조를 이룬 것이라면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하고 희로애락을 느끼고 카타르시스를 경험한다. 어른들뿐만 아니라 어린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재미있고 감동 깊은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은 사람에게 있어 가히 본능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에 동화작가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주변의 어린이들에게 재미있고 감동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야 한다. 전래동화도 좋고 이솝우화나 안데르센 동화도 좋고 우리나라 창작동화도 좋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여러 동화책을 뒤적여볼 것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에게 읽혀줄 마땅한 동화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자기 나름의 기막힌 이야기를 창작하여 어린이들에게 들려줄 필요를 느끼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동화 창작의 처음 단계라 할 수 있다.
동화 창작은 일종의 사명감으로부터 시작된다. 아이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담은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어야겠다는 사명감이 강하게 일어야 창작의 처음 단계로 들어갈 수 있다.

 

3. 동화의 효용 가치

 

동화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효용 가치는 참으로 많지만 다음과 같이 요약해볼 수 있다.

 
  • 동화는 상상과 판타지를 주된 창작 기법으로 하고 있다. 그로 인해 어린이 독자는 즐거움과 기쁨을 맛보면서 동화가 담고 있는 승화된 이야기를 통해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된다.
  • 동화는 어린이 독자에게 풍부한 정서를 제공하여 그들의 마음을 순화시킬 뿐더러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이 세상에 대한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체험시킨다.
  • 동화가 담고 있는 인생 체험에 의해 무한히 열려있는 인간 사회에 대한 탐구욕을 만족시켜 주고 보다 폭 넓은 인생에 대해 깨닫게 해준다.
  • 동화를 통해 참과 거짓, 선과 악, 행복과 불행,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며 아울러 세상일에 대한 문제 해결력을 길러준다.
  • 동화는 본질적으로 어린이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극하고 자기의 생각을 가다듬게 하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런 방식으로 어린이의 창의적 활동을 북돋아 준다.
  • 동화가 갖고 있는 아름답고 세련된 언어를 통해 어린이에게 풍부한 언어 감각을 익히게 하고 모국어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부여한다.
  • 동화에서의 윤리적 가치를 음으로 양으로 체득케 함으로써 어린이로 하여금 인격을 올바르게 하고 그것이 곧 현대 사회를 살아갈 보편적 가치임을 깨닫게 해준다.

4. 인어공주 | 안데르센

 

대표적인 동화작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안데르센 작 <인어공주>를 살펴보는 것으로 동화의 본질에 대해 실제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이것은 원작이 아니라 요즘 시대 어린이들의 감각과 취향에 맞도록 많이 개작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깊은 바다 속은 아름다운 수레 국화의 꽃잎처럼 푸르고, 투명한 유리처럼 맑습니다. 하지만 그 곳은 어떤 닻줄도 닿을 수 없고 바닥에서 물위까지는 수없이 많은 교회 종탑을 포개어 쌓아 놓아야 할 정도로 깊었답니다.
그 깊은 곳에 바다 종족이 살고 있습니다. 그저 흰 모래밭만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답니다.
그래요. 그 곳에는 이상한 나무와 식물들의 줄기와 잎들이 어찌나 유연한지 물살이 조금만 일어도 움직인답니다. 그 사이로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닙니다. 새들이 하늘에서 공기 속을 날아다니는 것처럼 말이에요.
가장 깊은 곳에는 바다 왕의 궁전이 있습니다.
벽은 산호로 되어 있고, 길고 뾰족한 창문들은 가장 맑은 호박으로 되어 있습니다. 또 지붕은 물이 밀려들 때마다 저절로 열렸다 닫혔다 하는 조개껍질들이랍니다.
모든 조개껍질 속에 빛나는 진주들이 놓여 있는 궁전은 참 굉장해 보인답니다. 아주 조그마한 진주 조각이라 하더라도 왕관을 멋지게 장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다 왕은 혼자 살고 있답니다. 그의 늙은 어머니가 살림을 돌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영리한 부인이었으며 귀족 신분을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그녀는 꼬리 위에 열두 개의 굴을 달고 다녔는데 다른 귀부인들은 여섯 개만 달고 다닐 수 있었답니다. 그것만 빼곤 모두로부터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나이 어린 바다의 공주들을 몹시 사랑했답니다. 여섯 명의 아름다운 아가씨들인데, 그 중에서도 막내가 가장 예쁘답니다.
피부는 장미 꽃잎처럼 깨끗하고 맑았으며, 두 눈은 깊은 바다처럼 파랗답니다. 하지만 다른 형제들처럼 발이 없고 물고기의 꼬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공주들은 바다 속 궁전에서만 살았습니다.

 

이 <인어공주> 이야기처럼, 우리 시대와 전혀 동떨어진 환상의 세계에서 초자연적인 신통력을 가지고 인간 세계를 지배하기도 하고 화합하기도 하는 가공의 세계를 옛날이야기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이런 옛날이야기부터 오랜 세월을 두고 점진적으로 발전해온 것이 오늘날의 창작동화인 셈이다.

 

5. 오늘날의 창작동화

 

오늘날의 창작동화는 합리주의적 사고와 리얼리티를 중요시하는 경향을 띠고 있다. 건조한 이야기보다는 시적인 감성에 호소하는 편이며 상징과 은유를 많이 활용하는 방식으로 고차원적인 문학 정신을 내포하고 있다.
그럼 현대 창작동화를 살펴보는데 있어 윤수천의 동화 <구둣방 주인은 바보>의 앞부분을 예로 들기로 한다.

 

구둣방 주인은 길 건너 맞은편에 있는 양복점 주인이 몹시 부러웠습니다.
자기는 매일같이 남의 발이나 재고 구두를 깁는 것이 고작인데 비해, 양복점 주인은 많은 점원들을 거느리고 멋진 양복을 만들어서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고 있었으니까요.
이 때문에 구둣방 주인의 어깨는 늘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흥이라곤 조금도 없어 보였고, 누가 조금만 건드려도 금방 울음이 쏟아질 듯한 얼굴을 해 가지고 다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런 구둣방 주인을 보고 모두 바보 취급을 했습니다.
허리는 구부정해 가지고 힘이라곤 하나도 없이 다니는 꼴도 그러했고, 온종일 비좁은 가게에 쭈그리고 앉아 안경 너머로 구두를 깁는 꼴은 더욱 바보스럽게만 보였습니다.
한 해의 맨 끝날이 찾아왔습니다.
이 날은 마을에서 가장 훌륭한 일을 한 사람을 뽑는 날입니다.
가장 훌륭한 일을 한 사람으로 뽑힌 사람은 여섯 필의 말이 끄는 꽃마차를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도는 게 하나의 정해진 일로 돼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손수복의 동화 <바닷가에서 주운 이야기>의 앞부분을 예로 들기로 한다.

 

어느 바닷가.
녹색 바닷말이 흐느적거리는 물너울 사이로 햇살은 물속까지 환히 비춰 줍니다.
어디선가 공기 방울들이 주르르 연이어 올라옵니다. 바다 속에서도 누가 비눗방울놀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아! 보입니다.
모래알이 하얗게 드러난 수초 사이에 조무래기 조개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빠금빠금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진주야, 나는 빨간 산호꽃으로 머리를 꾸미고 싶어.”
곱다란 줄무늬의 조개 입에서 산홋빛 공기 방울이 떠올라 옵니다.
진주조개가 말했습니다.
“줄무늬조개야, 나는 겉보다는 속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나는 가슴 속 깊이 진주를 만들 테야.”
투명한 진주 빛깔 공기 방울이 진주조개의 입에서도 떠오릅니다.
그 때, 모래밭에 납작 엎드려 낮잠을 즐기려던 홍어가 투덜대며 일어났습니다.
“에이 참, 한잠 자려고 했더니……. 너희들은 하고한 날 똑같은 꿈 얘기만 하니, 싫증도 안 나니?”
“넌, 누가 남 얘기하는 데 와서 낮잠 자랬니? 너야말로 하고한 날 낮잠만 자니까 옆으로 퍼지기만 하지. 아이고, 먼지 좀 피우지 말고 가란 말이야!”
모래먼지를 일으키며 홍어가 달아나자 줄무늬조개는 잠시 조개껍데기를 덮어야 했습니다.

 

이 두 편의 동화에서처럼, 동화라 해서 반드시 어린이의 세계만 다룰 필요는 없다. 오히려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세계를 기본 바탕으로 하여 드넓은 인간의 삶을 파악하고 관찰하고 그것을 동화의 형태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그러기에 동화작가의 능력에 따라서는 모든 사회적 현실과, 세상에 대한 여러 안목과, 우리들이 옳게 추구하는 인생관 및 세계관, 역사관까지를 동화로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밝힐 점은, 생활동화라 하여 편협한 사실주의에 치중할 필요는 없다. 우리네 현실을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과의 조화뿐만 아니라 광활한 판타지를 아울러 담아낸다면 더없이 좋은 동화라 하겠다. 왜냐하면 이것은 어린이와 어른의 세계 그리고 현실과 가공의 세계를 종횡으로 넘나드는 진정 자유로운 동화적 공간이기 때문이다.

 

6. 동화가 갖고 있는 사랑의 정신

 

아동문학의 본바탕은 어린이에 대한 사랑에 있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란 어린이의 천진함에 빠져 버리는 상태를 말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어린이의 마음과 현실적 삶의 모습들을 깊이 이해하고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풀어주고 그들로 하여금 올바른 인간으로 자라도록 도와주는 정신을 말한다.
더불어 어린이들을 인형과 같이 인식하지 않고 참된 인간으로 대하며 그들에게 애정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에 동화에서의 주제 곧 ‘하고 싶은 말’은 이 땅의 어린이를 지극히 사랑하는데서 그 본질을 찾아야 한다.

 

7. 동화작가가 지녀야 할 인식

 

동화작가로서 지녀할 인식을 몇 가지 꼽으라면 다음과 같다.

 
  • 주 대상 독자가 일차적으로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라는 점에서 어린이의 삶에 대한 전문적 탐색이 선행되어야 한다.
  • 동화를 통해 사람됨의 참 모습을 추구한다는 목적의식이 있어야 하고, 그 목표는 이상주의적이어야 한다.
  • 어린이는 자연과 사물을 인격화하여 받아들이는 속성이 있기에 자연과의 교감과 조화를 통해 올바른 삶의 가치관을 형성시킬 수 있어야 한다.
  • 인물 설정에서부터 스토리 짜기, 문체 등에 이르기까지 동화의 내용 전반은 간결하고 명료하게 쓰여야 한다. 물론 쉽다는 뜻과는 다르다.
  • 동화가 추구하는 바는 미래지향적이고 희망적이어야 한다. 동화를 통해 어린이의 꿈을 키워주어야 한다.
  • 소재의 향토성도 중요하다. 동화는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읽혀지는 것이므로 어린이들의 삶이 형성된 향토에 대해 애정을 심어주고 그가 처한 가정과 사회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어야 한다.

사람에게 필요한 제반 인식이며 사고 관념은 영아기, 유아기, 어린이 시절에 대부분 형성된다. 그러기에 오늘 날의 동화는 어린이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 한 편 들려줄 목적으로 창작한다기보다는 이야기 이전에 교육적 효용을 감안해야 한다.
우선 동화를 사치나 언어유희로 인식하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어린이 세계를 탐색해 보면 알겠지만 동화야말로 어린이의 인격 형성에 가장 기본적인 것이며 그들의 창의력이나 상상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화는 동심을 바탕으로 하여 인간 보편의 진리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데 있다. 이것은 어린이에게 사람됨의 참 모습이며 그 경험과 느낌을 드러내는 것이다. 따라서 동화는 어린이 독자로 하여금 문학 예술적 체험뿐만 아니라 올바른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계도시키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8. 바람직한 동화 스토리


어린이가 좋아하는 동화 스토리는 학교나 집 등 생활 주변의 것이든 상상과 관념의 것이든 다 좋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이야기는 충분히 그럴 듯한 이야기여야 한다. 그리고 너무 과장한다거나 거짓되게 느껴지는 것은 안 된다.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히면 다음과 같다.
  • 동화에는 상상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아야 한다. 실제로 있었던 일 혹은 그럴 듯한 일에 상상력을 부여하고 상상력을 좀 더 재미있게 확대 재생산해야 한다.
  • 스토리가 명료하고 단순해야 한다. 이것은 어린이 독자의 속성과 정신 연령을 감안한 것으로써 명료하고 단순한 스토리라야 어린이들이 그 속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
  • 선과 악의 구별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 등장인물이 선한 행동과 악한 행동을 아울러 하도록 하면 혼란스러워진다. 어린이 독자는 동화를 읽자마자 곧바로 선한 것이 무엇이며 그에 따른 ‘내편’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 한다.
  • 동화 소재를 모아 취사선택을 하여 이야기 줄거리를 기승전결식 구성에 맞게 빈틈없이 짜야 한다.
  • 등장인물에 대한 많은 연구와 설정이 필요하다. 나이, 모습, 성격, 환경, 살고 있는 때 등을 확실히 해야 한다. 이것이 등장인물의 이력서라 할 수 있는데, 설령 단편의 작품이라 해도 이력서를 작성하고 그에 수긍이 가는 사고와 행동을 일으키도록 해야 한다.
  • 이야기 구성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면 스스로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재미있는가?’ ‘자연스러운가?’ ‘내용이 일목요연한가?’ 따위의 질문을 가지고 작품 구성을 새롭게 점검해 보아야 한다.


9. 동화에서의 주제

 
주제를 초등학생 용어로 ‘중심 생각’이라고 한다. 어린이들에게 들려줄 이야기 혹은 동화에서 중심이 되는 생각은 무엇인가? 이 동화를 통해 무슨 말을 전해줄까? 그 ‘무슨 말’이 바로 주제다.
이는 충분한 탐구 과정이 있어야 하는 것으로 가급적 새롭고도 건전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해야 한다. 요즘 사회의 문젯거리인 ‘환경오염’이니 ‘도덕성 찾기’니 ‘다문화가정’ 등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거기서 참신한 주제를 얻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작가의 인생관이요 철학인 주제! 그것을 그대로 쓰게 되면 설교가 되고 논문이 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인간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감동으로 느껴지게 만들면 소설이 되고 동화가 된다.
주제는 이야기 속에 나오는 인물의 행동과 말, 사건 전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독자들이 이야기를 읽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그 생각에 따르고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해야 한다.
동화를 쓴다면서 주제가 모호하거나 치졸하거나 천박하게 느껴지게 하면 안 된다. 그리고 행위적인 가르침이나 유행적인 구호를 그대로 나타내는 것도 문제다. 물론 주제가 작품에 그대로 노출되어서도 안 된다.

결국 동화를 쓰기 위해서는 어린이 세계에 대한 자기 철학이 확고해야 한다. 동화작가는 글쟁이라기보다는 민족의 교사이기에 어린이 문제와 그들을 통한 비전에 대해 확실한 대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

출처 : 박종국 수필가의 일상이야기
글쓴이 : 박종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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