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의 판타지에 대하여 |
강의 진행자 : 김문기 (hipen@naver.com) |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공상의 세계가 있는데, 사람들은 흔히 이런 것을 ‘동화의 세계’라고 합니다. 그만큼 동화는 판타지 요소를 많이 담고 있습니다.
판타지란 공상의 세계를 사실적인 기법으로 그려내는 것을 말합니다. 시가 지니는 환상의 세계를 이야기로 담아낼 뿐만 아니라 자연과 초자연, 시간과 공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듭니다. 우리가 꿈꾸는 몽상적 인식을 합리화시키는 글쓰기가 바로 판타지입니다.
아울러 밝힐 점은, 판타지를 가장 용이하게 담을 수 있는 그릇이자 가장 극명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장르가 바로 동화입니다.
판타지의 활용은 동화 창작의 특권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는 어린이의 정신세계를 활짝 열어주고 인간적이고 자연적인 면이 무엇인가를 일깨워주고 창조적 삶의 태도를 갖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우리가 살고 있는 삶과 역사를 효과적으로 깨우쳐 주는 아주 뛰어난 장치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판타지가 아무리 꿈과 이상의 세계를 자유자재로 그려내는 기발한 글쓰기라 할지라도 여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인식마저 무시하며 구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 예문을 들어가며 판타지의 올바른 활용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자유가 있으면 그에 책임도 따르는 법입니다. 아무리 꿈과 이상의 세계를 눈에 보일 듯 가공해낸다 하더라도 그에 따르는 절제와 개연적 이치를 무시하면 안 됩니다.
생각해 보세요.
낙엽이 멀리 날아가 보았자 그 한계가 있는 법입니다. 먼 강까지는 못 날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새가 아무리 멍청하다 해도 새알과 조약돌을 구분 짓지 못할까요? 그리고 저수지란 물이 담겨있는 곳이기에 언제나 지평보다 아래에 있다는 것이 상식입니다. 저수지가 공중으로 날아오른다는 무리입니다. 그리고 도깨비는 사람과 비견될 정도의 존재이고 염라대왕은 죽음의 세계를 통치하는 존재인데, 어떻게 도깨비 정도가 염라대왕을 잡아올 수 있을까요? 그리고 아무리 보석이 좋다지만 그 나라의 모든 사람이 그 바닷가로 몰려갈 수 있을까요?
이런 류의 이야기 진행이 바로 판타지를 잘못 사용한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의 경우를 보세요.
돼지의 발은 두 개의 굽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앞발을 손으로 치부한다 해도 조막손밖에 되지 못합니다. 그 돼지 조막손으로 돌을 집어 던졌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동물 설정 자체에 억지와 무리가 따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리는 뒤뚱거리는 엉덩이가 상징화되어 있습니다. 그런 오리를 등장시켜 신사 숙녀처럼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고 멋있게 춤을 추웠다는 이야기 역시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입니다.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인식을 무시한 채, 사고의 합리적인 흐름도 확보하지 않은 채 판타지를 구사하는 것은 실상 판타지가 아닙니다. 그것은 억지 상황을 주장하는 일이며 세상의 질서를 파괴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판타지 기법을 가장 잘 활용한 것으로는 『바리공주』 『창세』 『사마장자와 우마장자』 『세경 할머니』등 우리의 무속 설화를 들 수 있습니다. 그 중 『바리공주』의 줄거리를 점검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 지상과 하늘을 넘나들고 석가세존이니 악마가 등장하고 신기한 약초와 약수가 등장하며 독자들의 상상의 세계를 무한대로 확장시켜 주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재미와 스릴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것이 판타지의 매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
'書로書로 공부방 > 동화 창작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동화의 구성 (0) | 2011.03.20 |
---|---|
[스크랩] 동화에서 틀리기 쉬운 문장의 예 (0) | 2011.03.20 |
[스크랩] 동화창작과 사랑의 정신_김문기 (0) | 2011.03.20 |
[스크랩] 동화 시론- 창작동화의 재미성 부재에 대한 몇 가지 몇 가지 단상 (0) | 2011.03.20 |
[스크랩] 내가 쓰는 동화 창작론 (0) | 2011.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