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로書로 공부방/제2시집 수록

벚꽃 지면

가마실 / 설인 2010. 9. 21. 13:06


벚꽃 지면



겨우내 할퀸 상처

멍울 터트려 아물게 하신이여


하얗게 달려온 시간들을 잠시

길 위에 머물게 하시는군요

나에게 부족한 시간들도

잠시라도 좋으니

저들같이 아름답게 하소서


지나간 시간들을 후회하며

빈손으로 서 있는 나무에게도

녹의홍상 다려 입혀

칠흑 같던 상실감 씻게 하소서


때를 맞혀 가는 비 내려

희비를 아우르시니

축제 끝날

정갈히 돌아가게 하신이여

다가올 녹음의 계절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에게

기다려야 하는 것은 기다리게 하소서



'書로書로 공부방 > 제2시집 수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물가에서  (0) 2010.09.21
그 산중 뻐꾸기 소리  (0) 2010.09.21
입영장정 소포  (0) 2010.09.21
설인(雪人)  (0) 2010.09.05
태풍  (0) 2010.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