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얘야, 출산한 딸아

가마실 / 설인 2017. 2. 13. 08:36

 

 

 

얘야, 출산한 딸아 / 성갑숙

 

일찍이

너를 향한 절절함을 말할 수 없었니라

언젠가

어머니 향한 글을 어설피 풀어놓으면서

위대함이라든가 뭐 그런 것으로도 상쇄될 수 없는

그 어떤 고통이 있었기에

다시는

내 딸이 어미가 된다고 해도 다시는

글 쓰지 않으리라 했니라

 

얼음장 밑으로 흐르던 물이 멈춘 오늘 아침

살을 찢는 고통을 순리로 살아내는

너를 보면서

피울음 뒤에야 어미가 되느니라는 그 말

끝내 할 수가 없었니라

 

미안하다

내가 너를 딸로 낳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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