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실 연가 19
- 허수아비의 말 -
속마음 보이지않는다 내팽개 칠 때 세상끝을 보았습니다. 부지깽이로 몽그라진 나를 논둑으로 가져간다고 반 세월 돌릴 수 있나요 일찍이 천석꾼은 낱알 모아 이루었다고 당신 주인 말 기억한다구요? 껍데기만 번지르르한 허깨비 말 쫓지말고 이제 참새떼 쫓으시겠다구요? 개똥 소똥 모아 땅심 돋우면 그런대로 마음 둘만 할 겁니다. 그러나 내 육신 성할 때 돌아와야 저 촐삭이는 참새떼 잠 재울 것 아닙니까 이제와서 어쩌란 말인가요 남새밭은 산집승이 차지하고 문전옥토는 설한풍도 지나갑니다. 돌부리에 채이는 씨종자 안고 허위허위 우으나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