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 기행 / 성갑숙
떠났다
반평생 묻어둔 속 맘
내보일 수 없어
측량 못할 넓은 품
섶을 여미고
고른 숨을 쉰다
그제도 오늘도
늪으로 드는 길은
만인에게 열려있건만
팔순의 아버지
가래 짚어 허우적대던 손
간데 없다
오솔길에 뒹구는 말밤, 말밤
어머니 젖가슴
말라빠진 가시
잊혀짐이
침묵이
두려워 달려가건만
우주를 움직이는 자궁 속
들여다보지 못하고
나는 또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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