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로書로 공부방/제2시집 수록

백률사, 아! 백률사

가마실 / 설인 2010. 8. 14. 14:08

백률사, 아! 백률사!

 

글/성갑숙

 

 

이차돈의 목이 떨어졌다는 경주 백률사.

흰 피를 쏟았다는데.....


나는 검다 못해 숫검정이 된 피를 토하고 왔네

내 사랑하는 이의 발목에 족쇠를 채워두고 떠나왔네


세상은 불공평한 점이 너무 많아.

내 사랑하는 이의 견디기 힘든 세월

그 아픔.

선방 뜰, 때 이른 낙엽의 무게만큼도

들어주지 못하고 떠나는구나


세월이여! 

내 사랑하는 사람의 세월이여!


되돌려 다오

옥색 치마 저고리

삼단같이 엮어내린 댕기머리

버선발로 첫선보러 안방으로 들던 그 발길을

돌려다오


억울하고 분한 세월이건만

피를 나눈 혈육도

눈에 넣어도 아프질않을 자식도

소용없어라

부질없어라 

내사랑하는이여!

애닮도다 애닮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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