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률사, 아! 백률사!
글/성갑숙
이차돈의 목이 떨어졌다는 경주 백률사.
흰 피를 쏟았다는데.....
나는 검다 못해 숫검정이 된 피를 토하고 왔네
내 사랑하는 이의 발목에 족쇠를 채워두고 떠나왔네
세상은 불공평한 점이 너무 많아.
내 사랑하는 이의 견디기 힘든 세월
그 아픔.
선방 뜰, 때 이른 낙엽의 무게만큼도
들어주지 못하고 떠나는구나
세월이여!
내 사랑하는 사람의 세월이여!
되돌려 다오
옥색 치마 저고리
삼단같이 엮어내린 댕기머리
버선발로 첫선보러 안방으로 들던 그 발길을
돌려다오
억울하고 분한 세월이건만
피를 나눈 혈육도
눈에 넣어도 아프질않을 자식도
소용없어라
부질없어라
내사랑하는이여!
애닮도다 애닮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