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온 썰물 지고
성갑숙
잠시 머물렀다 떠난 자리
따라나서지 못한 목줄 버석인다
나그네는 그저 나그네일 뿐인 것을
달 가는 쪽으로 끌려간다는
먼 어느 시대 그 과학자 이야기로
섣불리 단언마라
먹물 머금은 빈 조가비
가슴팍 쓸어주느라 그러느냐
갯바람 따라 나서지 못한 발길
밀어주느라 그러느냐
부대끼다 낸 생체기는
그저 짠물에 절여두어야 덧나지 않음이니
아무것도 보지 않은 듯
평상으로 누워있는 갯바닥에
설익은 지난밤 이야기 덮어두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