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로書로 공부방/제2시집 수록

[시] 와온 썰물 지고

가마실 / 설인 2010. 8. 8. 22:08

와온 썰물 지고 


성갑숙


잠시 머물렀다 떠난 자리

따라나서지 못한 목줄 버석인다


나그네는 그저 나그네일 뿐인 것을


달 가는 쪽으로 끌려간다는

먼 어느 시대 그 과학자 이야기로

섣불리 단언마라


먹물 머금은 빈 조가비

가슴팍 쓸어주느라 그러느냐


갯바람 따라 나서지 못한 발길

밀어주느라 그러느냐


부대끼다 낸 생체기는

그저 짠물에 절여두어야 덧나지 않음이니


아무것도 보지 않은 듯

평상으로 누워있는 갯바닥에

설익은 지난밤 이야기 덮어두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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