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시) 후이펑 호텔 코드

가마실 / 설인 2012. 8. 23. 17:22

 

후이펑 호텔 코드

성갑숙

 

 

새벽 1시에 들어선

길림성 후이펑 호텔 8016호실 

 

휴대폰 배터리 충전 위해

사방 벽을 더듬었으나

도무지 코드가 맞지않다 

 

전자사전까지 먹어버린 휴대폰을 들고

1층 카운터 그녀에게 눈웃음을 보냈다

 

공손한 손에 들린 방전폰은

카운터 모서리에서 쉽게도 접속했다 

 

옳다구나,

객실에 가서 다시 찾아보겠노라고

짧은 영어로 나불대는 순간

벌레 씹은 얼굴 그녀 돌아앉을 기세다

엉겁결에 ‘그냥 주세요’ 했다

-아! 네네…

 

길림성 후이펑 호텔은

영어보다 한글 코드 접속이 더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