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로書로 공부방/제2시집 수록

[시] 가렵다

가마실 / 설인 2011. 6. 28. 12:31

 

가렵다/ 성갑숙

 

 

긁어줄 사람도 없는데

자꾸 가렵다 

 

손톱을 세워도

시원치 않다 

 

난장에서 산

고슬고슬한 고쟁이 입었다고

푸념 떨었더니

거울 보듯 들여다보던 여류가

수필같이 녹진한 로션을 건넨다 

 

옴팍진 곳

새기면서 바르고

닮아가며 바르고

마른 생도 바르고

거친 생도 바르고

걸쭉한 농담조차 무디어진 입술에도

야리야리 바르면 앵두같은 소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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