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악산 / 성갑숙
늘보리기 익는가 싶더니
그 품이 그리워서
앞가슴으로 파고들었어요
접은 날개 채근하는
대원사 모악당 풍경소리
움추린 쭉지마다 올망졸망 보따리 지워주며
등성이로 올려 보내시고
당신은 그냥 주저앉으십니다
끝도 없는 산행은 이어지고
793m 당신 굽은 등에 올라섰습니다
그제야 발아래 버석이는 거북등을 봅니다
구석구석 가렵다하시니 손 뻗어 더듬어보나
소용없다 소용없다 도리어 철부지 등을 밉니다
이제 가야지 너들 살 곳 멀어 어찌갈까
태산 같은 걱정 짙은 그늘 드리우고
산 아래로 내려앉은 마지막 한줄기
저녁 햇살마저 모두어
땀에 젖은 자식 등을 비추어 떠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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