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로書로 공부방/제2시집 수록

[시] 흐르다 보면

가마실 / 설인 2011. 3. 24. 11:17



흐르다 보면



하루 살고 말듯 안달복달 사는 이여

소리없이 스미며 살아 볼 일이다.

전생에도 후생에도 멈춤 없는 물 되어

어우러져야 소생하는 것


실타래 엮이듯 얽히고 설키어 

숨 막히듯 닫힌 가슴팍에도

흐름을 막을 수 없어


천리만리 오르막 길 끝에서

고개밀어 기다리는 이여!

물이 낮은 곳으로만 흐른다 서러마오


생물은 돌고 돌아 대산 꼭대기서도

마른 목 축일 날 있으리니

세월 간다 서두르지 말고

눈길 멀다 고개 떨구지 말고

넓은 하늘 올려다보며 그날 기약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