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지기 되어 / 성갑숙
성곽 따라 누각 위로 때 아닌 황사바람
대국의 기침소린가 오금이 저리누나
입 막고 귀 막으나 애끓는 삼한의 노래
*하늘이 서리와 이슬을 내리시니 법을 배푸는구나
어화나 지화자
*십만 대군 호령소리 범 같고 곰 같아 의지하리로다
어화나 지화자
*도인이여 선비여 부인네들이여 풀 돋는 봄이로구나
어화나 지화자
*십만 군사를 돌이키며 농사를 권하노니 덕이 크도다
어화나 지화자
사람들아, 무망루 올려다 본 후세 사람들아
대대손손 그 수모 잊지 말고 전할지니
어화 신고 청의 벗고 삼전도 나아가
심양에서 들려오는 삼학사 절규를 들을지니
순절의 땅 한숨소리 황사 더불어 묻어오면
거친 모래 체로 걸러 성곽 얼룩 쓸고 닦아
흐린 일기라 방심 말고 지기의 눈으로 빛나야 하리
* 도적(청나라 사람)에 항복하니 이를 기리며 기념비를 세우라 하여
명(銘)에 세긴 문구 중에서 발췌
'書로書로 공부방 > 제2시집 수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행시] 쉬어가라 휴휴암 (0) | 2011.05.16 |
---|---|
[시] 모악산 (0) | 2011.04.10 |
[시] 흐르다 보면 (0) | 2011.03.24 |
[시] 졸졸졸 시냇가에서 (0) | 2011.03.20 |
[시] 어머니가 들려주는 원시림 이야기 (0) | 2011.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