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로書로 공부방/제2시집 수록

[시] 남한산성지기 되어

가마실 / 설인 2011. 3. 24. 11:18

 

남한산성지기 되어 / 성갑숙



성곽 따라 누각 위로 때 아닌 황사바람

대국의 기침소린가 오금이 저리누나

입 막고 귀 막으나 애끓는 삼한의 노래


*하늘이 서리와 이슬을 내리시니 법을 배푸는구나

어화나 지화자

*십만 대군 호령소리 범 같고 곰 같아 의지하리로다

어화나 지화자

*도인이여 선비여 부인네들이여 풀 돋는 봄이로구나

어화나 지화자

*십만 군사를 돌이키며 농사를 권하노니 덕이 크도다

어화나 지화자



사람들아, 무망루 올려다 본 후세 사람들아

대대손손 그 수모 잊지 말고 전할지니

어화 신고 청의 벗고 삼전도 나아가

심양에서 들려오는 삼학사 절규를 들을지니


순절의 땅 한숨소리 황사 더불어 묻어오면

거친 모래 체로 걸러 성곽 얼룩 쓸고 닦아

흐린 일기라 방심 말고 지기의 눈으로 빛나야 하리



* 도적(청나라 사람)에 항복하니 이를 기리며 기념비를 세우라 하여

명(銘)에 세긴 문구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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