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오.
이 땅의 해병이여! 대한의 군바리여!
애석하게 전사한 이들이여! 부디 다툼없는 곳으로 가서 못다핀 꿈을 피워주오.
나는 또 미안하다오. 내 아들 해병이가 안전하니 자네 어머니 보다 눈물을 덜 흘려 미안하다오
일주일 전에 그 곳 연평도에서 내 아들은 포항으로 이동된다고 짐을 싸 들고 나왔다오.
정든 섬을 갑자기 떠나게 되었다며 어설피 싼 짐 보따리가 두차례 집으로 도착하고, 주민등록을 옮겨오고, 지금 짐을 풀고 있다오.
남쪽에서 보면 아득한 북쪽 그 섬에 사람들 인심 좋다고 아들이 그랬다오
주민들과 배드민턴을 즐기게 되었다며 이 어미의 라켓을 들고 가더니 대회도 나가 상도 받았다는 그 평화로운 섬에 폭격이라니요?
너무 놀라 아들에게 전화를 두드려보지만 지금은 포항에서 교육 받느라 전화 연락도 안 된다오. 그러나 이 어미는 편히 잠 들 수 있었다오
불과 일주일 사이 이 좁은 땅 한자락, 연평도에 비극이 일어날 줄 누가 알았겠오
나의 혈육들은 우리 해병이가 무사한 것에 대해 조상이 둘러댔는갑다고 다행이라는데...
미안하오. 자식을 바친 어머니여!
나는 지난번 천안함 침몰 때도 마침 휴가 나온 아들을 방에 재워두고 있었다오.
그러나 혼자 가슴을 쓸어내리며 주저앉아 있지않겠오내 아들이 그대 아들 몫까지 다 하도록 뒷바라지 하려오
보잘 것없는 어미의 사랑이지만 한데 모두어 아들에게 부어 줄 것이오.
더욱 강한 해병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오
부디 잘 가오. 전사 해병이여!
내 땅에서도 지켜주지 못한 에미들의 한을 그곳에서 풀어주기 바라오. 못다 핀 너의 꿈 피워주기 바라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 했오. 기억하겠오. 늠늠한 그 모습!
'多笑곳 이야기 > 동화.칼럼.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칼럼] 다시 무엇이 되어 (0) | 2011.04.01 |
---|---|
(습작동화) 땅꼬마의 승리 (0) | 2011.03.31 |
[칼럼] 행복한 삶 (0) | 2010.09.23 |
[칼럼] 일하는 여성은 아름답다 / 성갑숙 (0) | 2010.09.19 |
[편지글] 어머님 팔순을 맞으며 (0) | 2010.0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