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마지막 날 만큼이나 아쉬운 산행은 가야산 행이다. 합천 해인사로 드는 길은 인산인해라. 가야산 자락을 돌아 성주군 백운동으로 들었으나 마찬가지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길가에 우물쭈물하다 간판이 마음에 드는 찻집 앞에 섰다
백운동 지구 입구에서 안내원들의 간곡한 부탁을 들었다. 만물상으로 드는 길이 밀려있으니 우회하라고.. 그럼 내려올 때 만물상으로 오기로 하고 일단 편한 길을 택했다.
가을은 시월답게 산아래로 곱게 내려앉아 있었다. 잎 지는 향은 언제나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
나무 다리 출렁다리 백운교를 여러개를 지나갔다. 다리 아래로 흐르는 물이 말라 있는 곳이 많아 핏빛 물빛은 기대하기 힘들고...
암벽 뒤로 갈잎이 절정이었다만 찍사가 각도를 제대로 못 잡은 것 같아 아쉽다
서성제에서 정상(상황봉)으로 오르는 길은 발디딜 틈이 없다. 만물상으로 오른 사람들로 어울어져 잠시 허기를 메우기로 했다. 바람이 땀 밴 등허리를 파고드니 따뜻한 커피 한잔 제격이다
중턱부터는 나무들이 모두 겨울나기 준비에 들어갔다. 그저 기암괴석과 가파른 오르막길, 생의 한 구간을 지나고있는 것이다. 이럴때는 그저 다리 뻗고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으리라
상황봉과 칠불암 사이로 오르는 길은 칼날같은 바위로 내려다 보기 아찔하다.
사람들은 칠불봉으로 먼저 오르고 양 날개에서 잠시 망서렸다. 어디든 꼭대기 꼭대기. 저 아래 또 작은 산산산 ..... 욕심부리지 말아야지
해발 1433미터 상황봉에 조금 못 미치나 정상이다 . 저 앞에 상황봉이 바라보인다. 그곳까지 다녀오려면 하산길이 위험해진다. 왕복 6시간 잡은 길이 해는 짧고 비가 오려는지 구름이 하늘을 덮어 그냥 하산 하기로 했다
칠불봉에서 바라 본 상황봉
구름 사이 햇살이 신의 계시를 내린듯
하산길은 어둑어둑해지고. 만물상으로 드는길은 통행이 금지되었다. 안내원에게 사정을 해보았으나 안전을 위해 다음 기회를 보라면 어림도 없다. 아쉬운을 남기고 왔던 길을 돌아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들리기로 한 가야산 야생화 식물원도 문을 닫았다. 오늘 산행은 이리 저리 아쉬움을 남긴다. 그러나 또 다른 인연으로 이 산을 다시 오를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둠도 괜찮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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