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로書로 공부방/제2시집 수록

월출산 통천문에 들어

가마실 / 설인 2010. 9. 21. 13:58

(전남예술 원고)

 

월출산 통천문에 들어 / 성갑숙

 


숨을 다하고야 당도한 문

앞만 좆아 오른 인파 속에서

미진의 호흡을 모두었다


세상 것 다 내려놓아야 한다

개인의 영달도

육신의 찌꺼기도

다 버려야 한다

머리에 얹힌 관을 내려

겸손과 온유로 때를 씻고

허리를 굽혀야만 들 수 있다

 

드는 길도 외길이요

나는 길도 외길이요

너에 묻어 들 수도 없음이니

홀로 비로소 올라 선 천황봉

눈 아래 거대한 암봉 뜨거운 심장

더풀 더풀 호흡한다

천만년 이어온 숨결 따라

긴 호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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