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성갑숙
여나므살 시절에도 그랬고
스무살 적도 그랬다
원앙금침 안겨주던 날은
진짜 집으로 가는 거라더니
그 집도 내 집이 아니라
챙겨야 할 것이 있을 듯
또 돌아보아도
손에 잡히는 것이 없어
그저 거죽 한 벌이면 족한 것을
구름에 혹하였든 바람에 휘둘렸든
발길 닿는 곳에 또 내 집 있으려니
천봉산 대원사 큰길을 정 없이 지나다가
수레 끄는 소리 요란하여 올라선 곳
티벳의 예술세계를 소개한다는
티벳박물관이 웅장하게 버티어 있고
그 건물 지하 계단은 음산하다
무엇에 이끌리 듯 성큼성큼 내려서
황금빛 작은 궁전 ‘내생체험관'이라
뚜껑 열어 주인 기다린 목관
발을 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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