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대원사 티벳박물관 2010. 봄

가마실 / 설인 2010. 8. 8. 20:49

집으로

 

성갑숙

 

 

여나므살 시절에도 그랬고

스무살 적도 그랬다

원앙금침 안겨주던 날은

진짜 집으로 가는 거라더니

그 집도 내 집이 아니라

 

챙겨야 할 것이 있을 듯

또 돌아보아도

손에 잡히는 것이 없어

그저 거죽 한 벌이면 족한 것을

 

구름에 혹하였든 바람에 휘둘렸든

발길 닿는 곳에 또 내 집 있으려니

 

천봉산 대원사 큰길을 정 없이 지나다가

수레 끄는 소리 요란하여 올라선 곳

 

티벳의 예술세계를 소개한다는

티벳박물관이 웅장하게 버티어 있고

그 건물 지하 계단은 음산하다

 

무엇에 이끌리 듯 성큼성큼 내려서

황금빛 작은 궁전 ‘내생체험관'이라

뚜껑 열어 주인 기다린 목관

발을 묶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