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깃불
-가마실 연가 37
할머니 어머니 멍석 펴고 마주 앉아
낮에 꺾어 논 옥수수 껍질을 벗긴다
삼복에 날개 단 모기 떼
물오른 막둥이 종아리를 탐하고
모시 등지게 걸친 아버지
삽짝문 밖에 늘어 말린 다북쑥
아름 안고 들어온다
객지 나간 오라버니 취직이야기 더불어
마당 가 세발솥에서 알알이 익어가는 옥수수
구수한 포만감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등을 깔고 눕는다
오늘밤 찾아갈 새 별은 찜이 먼저다
어둠 속에서도 고루고루 잘 퍼지는
쌉쓰러한 매운 연기
머갱이 까랭이도 수풀 속으로 날개 접는 밤
호랑이가 업어 가도 모르는 단잠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