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笑곳 이야기/운문(신작)

(시) 주책이요 참

가마실 / 설인 2012. 8. 30. 23:16
詩   

 

 

 

주책이요 참

/성갑숙

 

 

달거리도 끈기고 갱년기 증상도 잦아들었지요

거멍 머리가 백두산 꼭대기 닮아간다고 하니

이참에 그 백두산 한 번 만나보려고 하오

시방, 인천여객선터미널에서 낯선 배에 올랐구만요

그런데 속이 자꾸 울렁거리오

여기서는 구역질도 하지 말아야하오

소문 나면 빼도 박도 못하고 자꾸 남의 배로 오를 것이니

 

곧 인천대교 가랑이 밑을 찢으며 북으로 올라야 하는데

아랫배가 아프오

이어 잘록한 허리가 끊어질 듯 조여 옴을 느낄 것이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참에 희망둥이 하나 가지면

쇠심줄 같이 질긴 그 허리끈 끌러버릴 수 있으까요?

몸매 망가진다고요?

이 나이에 허리끈 훌쳐 매고 물찬제비처럼 몸매 다듬어

어먼 놈 유혹하여 불러들인다?

아서요. 우리 더 늙어 황혼길에 손잡고 다니는 것도 남사요

그러니 언능언능 재결합하여 등 긁어주며 사는 것이 상수란 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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