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주책이요 참 /성갑숙
달거리도 끈기고 갱년기 증상도 잦아들었지요 거멍 머리가 백두산 꼭대기 닮아간다고 하니 이참에 그 백두산 한 번 만나보려고 하오 시방, 인천여객선터미널에서 낯선 배에 올랐구만요 그런데 속이 자꾸 울렁거리오 여기서는 구역질도 하지 말아야하오 소문 나면 빼도 박도 못하고 자꾸 남의 배로 오를 것이니
곧 인천대교 가랑이 밑을 찢으며 북으로 올라야 하는데 아랫배가 아프오 이어 잘록한 허리가 끊어질 듯 조여 옴을 느낄 것이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참에 희망둥이 하나 가지면 쇠심줄 같이 질긴 그 허리끈 끌러버릴 수 있으까요? 몸매 망가진다고요? 이 나이에 허리끈 훌쳐 매고 물찬제비처럼 몸매 다듬어 어먼 놈 유혹하여 불러들인다? 아서요. 우리 더 늙어 황혼길에 손잡고 다니는 것도 남사요 그러니 언능언능 재결합하여 등 긁어주며 사는 것이 상수란 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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