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사진첩을 펼친듯 30년 세월 한 치 요동없이
주왕산은
그 자리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 해, 여름 휴가를 받아 울퉁불퉁 시골길에 버스를 타고 찾아든 이곳은 텐트촌과 시골집 몇 가구 옹기종기 앉아 있었다. 그리고 멀리 웅장한 바위는 곧 앞으로 쏟아질 듯 수풀 속에 숨을 쉬고 있었는데..
버너에 불을 지펴 밥을 지어 먹어야 했다.
계곡물 가 바위 위에 사람의 온기는 간데없고 추억 만이 온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고...
폭포를 향하는 길목에 주왕굴이 있었다.
지금은 국립공원답게 도로가 정비되어 있어 낯설기는 하지만...
이 절이 있었는지 아삼삼하다
벼랑을 타고 올랐던 주왕굴...중국의 주왕이 피신해 살았다는 곳 ..오르는 길은 낯설다만 굴은 그 모습 그대로다
시루봉
학소교라고 명한 이 다리는 그 시절 철다리였다. 아래로 흐르는 물도 돌고돌아 또 이 자리 왔을 것이리라
물에 비친 내 모습만 달라졌을 뿐 ....
이 계곡을 돌아서면 제1폭포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근접을 허용치않은 이 폭포에 30년전에는 발을 벗고 들어갔던 곳이고
바위굴을 돌아드는 이 길 또한 계단의 난간 재질만 달라졌을 뿐이고
선녀가 놀다갔다던가 해서 들어가면 선녀될 줄 알고 아슬히 앉아서
제2폭포 버들치가 오종오종 ..폭포 중 유일하게 손을 담글 수 있다
제3폭포
당시는 제3폭포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없었다. 그러나 가파른 길이 정상을 향해 뚫려있었으니
돌아서는 발걸음 잡지않는 그는 30년 전과 같이 조용히 말을 건넨다.
'네가 언제 오던 이 자리에서 기다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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