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벌자/길떠나기(국내)

(기행)금빛 우물을 안은 부산 금정산성, 801M고당봉

가마실 / 설인 2011. 3. 28. 10:41

남한 제2의 도시 부산에 큰 산성이 있다. 바다 건너 왜놈이 육상을 하면 제일 먼저 닿을 부산 땅에 자국민을 보호할 산성이 있음은 당연할 것이나 바닷가 인접 지역에 이렇게 웅장한 성이 있다는 것 참 축복 받은 민족이다.

부산을 제2의 고향처럼 드나들며 살았으나 막상 산성을 오른 일은 없었다. 산 아래 범어사나 금강 식물원은 젊은시절 데이트 코스로 일번지니 만치 낯설지않은 장소이고....

 

 각설하고 우리나라 역사를 공부하면서 부터 관심을 갖게 된 산성기행은 2011.3. 27 부산 금정산성에 까지 미쳤다. 역사를 더듬으며 올라서는 산성은 어디거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다가선다. 산성의 조성과정이나 자생원인을 살펴보는 것은 필수다 

 

산성의 4대문 중 동문으로 드는 길 중턱에 유료 주차장이 있다. 산성의 최고봉인 고당봉을 오르려면 2시간 30분이 걸린단다. 어쨌거나 2시간이상 지체하니 5000원 주차료를 지불하고 동문으로 들었다  

 동문을 들어서니 여느 산성과 비슷하게 성곽이 나직이 둘러있고 그 중앙으로 억새 군락지가 있다. 그 뒤로 민둥산이 보이는 것은 한 때 산불이 난 곳으로 보인다. 이곳으로 출발하기 이틀 전 산불이 나서 진화하는 장면을 뉴스에서 보고 입산금지 되지않았나 걱정했는데 다행이 큰 피해는 없었는 모양이다. 산행 중에도 연방 헬기가 상공을 돌고 있다

 

 

드디어 숨겨놓은 듯한 비경이 금강산을 옮겨놓은 듯하다. 기를 쓰고 북한의 금강산을 갈 필요가 없다. 지상의 한갓 미물인 내가 오늘 이 자리 왔음에 그림 속에 나를 넣어보기로 했다

동문과 북문 사이에 4망루가 있다. 전시 때 부산했을 인적을 더듬어 보고 

 

성곽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하다 보니 조그만 봉우리에 올라 선듯한데 원효봉이란다. 신라 김유신이 화랑를 훈련 시킨 장소인가 싶다

 

드디어 북문에 이르렀는데 대대적인 복원 공사 중이다. 그래도 언제 다시 이 문을 들어설지 모르니 한컷해야지 그리고 다음 행선지를 정해야한다. 점심을 먹고 오른 기행이라 해가 길지않다 최고봉인 고당봉을 오를 것인지 , 성곽따라 서문으로 행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즉 산성기행 반은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단 고당봉을 접수하기로 했다

 

북문 초입에 금샘 즉 금정 내력이 안내판에 적혀있고. 고당봉에는 고모님의 신을 모신 곳이라고 했다. 고당봉 바로 밑에 고모신을 모신 신당이 있다. 향 냄새가 사방을 덮고 행인을 엄격히 규제하는데 지나는 여인 중에 손 모아 기원하는 모습도 보였다.

 

 

장군봉이라고 하는데 팻말은 없고 갂아지른 낭떠러지 아래로 절경은 눈길을 묶는다

 

드디어 고당봉 정상에 섰다. 801M고지 올라 사방이 눈에 들어온다. 서쪽 저 아래 낙동강 대교가 줄줄이 놓여 있고

동쪽으로 내려다보니 성곾의 안과 밖 세계가 격세지감이다. 성밖의 멋진신세계는 근현대의 산업화로 고층 건물이 즐비하고, 성곽 안으로 자연의 풍요로움을 만끽하는 여유로움이 이즈음 지친 우리들이 돌아가 안길 곳이 아닌가 . 발걸음을 묶고 싶다.

 

그러나 하산길 ....무릎이 욱신거린다. 산성의 반도 두르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나 오늘만 날이 아니니 서문과 남문으로 통하는 길은 접기로 하자. 이제 무릎대를 두르고서라도 또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해는 서녘으로 기울고 갈길은 멀다.

잘 있거라 산성이여! 그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길이길이 후대에도 푸근한 휴식처로 남아주시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