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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연과 행에 대해 - 시골 버스 정류장(남호섭)을 예로 들어

가마실 / 설인 2011. 3. 20. 16:16

시골 버스 정류장

                     남호섭

 

 할아버지는 술 먹다가

 차 놓치고

 할머니는 기다리다

 기다리다 오줌 누러 간 새

 차 놓치고,

 

 또 한 시간

 기다려야 하는

 점방 앞

 버스 정류장.

 

 *밑줄 친 <구>가 시의 핵심을 나타내는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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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행에 대한 행갈이)

 

(원시)

할아버지는 술 먹다가

차 놓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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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술 먹다가 차 놓치고

 

*원시에서는  

 차 놓치고를 2행 앞머리로 잡았습니다.

 술 먹다가를 2행 앞머리로 잡는 것과 어떻게 다를까요?

 이 시는 <술 먹다가>에가 아니라 <차 놓치고>에 시의 중심(동기와 주제)이  있기에 2행 앞머리로 잡아 강조하고자 했다고 봅니다. 만약 <술 먹다가>를 2행 앞 머리에 두면 <술 먹다가>가 시의 중심이 되니 이 시의 핵심 내용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입니다.  즉, 이 시에서는 차 놓친 걸 시의 중심에 두고자  하는 것이지 술 먹은 걸 중심에 두고자 한 것이  아니라는 것,

  

(원시)

 할머니는 기다리다

 기다리다 오줌 누러 간 새

 차 놓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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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는 기다리다  기다리다

 오줌 누러 간 새

 차 놓치고 

 

*원시에서 <기다리다 기다리다>를 한 행으로 처리하지 않고 왜 2행으로 갈라치기를 했을까요?

 앞에서 설명한 것과 마찬가지로  오줌 누러 간 새 보다 기다리다에 무게를 두고자 했다고 봅니다.

 

 연과 행가르기를 적절하게 잘했다고 봅니다. 

 나는 성인시를 읽을 때 연과 행 가르기에 대해 눈여겨 봅니다. 그리고 내 나름대로 그 시인의 의도를 

파악하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또한 연과 행 가르기를 보면서 시인의 개성을 보기도 합니다.

 

  동시에서 보면 <연과 행>을 그저 내용 구분,  문장에만  맞춘 것을 보는데,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출처 : 한국현대동시문학
글쓴이 : 남호(南湖)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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