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벌자/길떠나기(국내)

B코스- 하산하라! 아쉬운 향적봉이여! 곤도라여!

가마실 / 설인 2011. 1. 23. 13:48

 

 B코스라고 오른 길이 전혀 다른 봉우리를 향하고 있었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만은 길이 아니면 포기할 줄도 알아야한다. 이대로 오르면 향적봉도 무주곤도라도 탈 수없다. 오른 길을 돌아 내려서는 것도 어둡기전 내리기 쉽지않다.   

 

 이 여인이 웃는 이유를 안다. 모처럼 멋진 산행을 소개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않아 미안한 맘이 앞섰을 것이다. 그러나 멋진 여인아! 꺼리낌 없이 그 웃음 훠얼훨 날려버리게나.

덕분에 우리 또 한 수 배웠지않는가? 우리 가는 길이 어찌 전진만 있던가? 때로 멈추어 조율도 하고 또 잘못든 길을 돌아 수정하여 걷기도 해야하는 것이 우리 인생여정이지. 우리 살다 길 아니다 싶으면 오늘 교훈삼아 보세나.  

 

 

 

 

어둠이 깔리기 전 무사히 하산한 기념으로 명장면을 연출해야지 어디가 좋을까?

오전에 출발했던 곳 병곡리에서 ..

 찍사는 원래 사진이 없는 법이다. 눈 속을 헤매면서도 사진기 놓지않는 모습보고 어떤 분이 대단하다는데. ..맞습니다 맞고요. 그러나 지금은 개선장군처럼 멋진 포즈로 오늘 하루 기념해야지....

 큰 불상사 없이 오늘 산행을 마친 대원들 함께 한 컷 하자. 다행이고 다행이지. 우히~ 겉으로는 웃고있지만 지금 몸댕이가 말이 아니여. 발뒷꿈치가 허물고 손발이 부러트고 지금 신발 안에서 물이 흥건하지. 옷을 갈아 입어야하는데 차는 오지않고. 어디 막걸리라도 한잔해야지~ 

 

 

 

 

 

 

 

 오늘 유일하게 곤도라를 타고 유유히 산행을 마쳤노라고 큰소리 치는 이분! 조선말은 끝까지 들어보아야 한다니까요. 올라갈때도 곤도라 내려올때도 곤도라 타고 생생 다녀왔다고 자랑하네요. 연세도 있어보이네요. 잘 선택하셨어요. 건강하시고요? 인연이 되면 산에서 또 만나요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마지막 서비스 메생이 떡국 한그릇~ 후루룩 감추고 오늘 산행을 접는다. 산을 좋아하는 이들은 가슴이 따뜻하다. 오늘 산행 망친 것 때문에 미안해서 쩔쩔매는 집행부를 대변하며 어느 여성분이 일어섰다.

와인과 커피와 산 좋아하는 사람의 공통점이 뭐냐고?

향이 좋고 뒤끝이 깨끗하다는 것이다. 오늘 산행도 뒤끝이 좋기를 바란다. 산길은 최악이었으나 이 산행은 영원히 남을 추억으로 삼는다면 우리는 좋은 향을 품은 동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