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벌자/길떠나기(국내)

A 코스 - 눈,눈,눈, 무주여! 덕유산이여! (2011.1.22)

가마실 / 설인 2011. 1. 23. 10:55

 산산산 눈덮힌 산이 우리를 부른다.

행운의 자리 4좌석!!! 선택의 기로에 선 사람들은 때로 이성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비록 그 선택이 고달펐을 지라도 뜻하지 않은 값진 경험만은 우리 생의 뒤안길을 아름답게 한다

그랬다. 허리도 부실한 여인이 산 타는데는 철의 여인, 그녀의 제안에 앞뒤 생각없이 그냥 오케 싸인을 보내야 했었다. 누군가 산악회를 따라 산행을 하고 죽을뻔 했다는 소문은 들었으나 순토산악회에 얹혀 이번에 안가면 눈덮인 산행이 또 없을것 같았으니 새벽부터 부산히 장비를 챙겼다

 

A코스: 황점-삿갓대피소-동업령-중봉-향적봉-무주리조트(곤도라하산) 등반시간 7시간예상 

 

나무아미타불이다. A코스는 도로아미타불이다. 미끄러운 눈길에 버스가 멈춰 섰다. 모든 산악인이 내려서 차를 밀어보지만 산신을 우리를 반기지않았다.

차를 돌려나가기 빠져나가기 까지 1시간동안 이리저리 눈밭을 헤매고 다니다 ....근처 암자에 들러 오늘 산행 무사하길 빌어볼까나 

 

 

 

 

 

 

정낭 앞에 선 이 여인 누구를 기다리는가? 옛여인들은 이 정낭 앞에서 집 떠난 낭군님을 기다렸을 것인데 ..오늘 집 나온 이 여인은 목적지가 없는지 남의 집 앞에 서성이고 있다. 세상은 그래서 헛갈린다  

 

삼밭도 눈바람은 피해 갈 수 없었던지..

 

드디어 도착한 B코스인가? 병곡리-동업령-중봉-향적봉-무주리조트(곤도라)-등반시간4시간

차안에서 씨름하길 서너시간 드디어 산행이 시작되니 마음이 급하다. 아이젠, 스페츠는 기본이고 온몸을 둘둘 감싸 완전 장비를 갖추고 출발했다   

 

 

 

 

 

선발대를 놓친 일행은 길도 없는 눈산을 그냥 위만 바라보고 오르고 있었다. 코끝에 서리던 입김은 어느새 사라지고 지쳐가는 얼굴에 땀방울이 맺혔다 

 

 

드디어 점심시간, 비탈진 벼랑에서 앉지도 못하고 진수성찬을 받았다. 맏형의 배낭 속은 요술보따리다. 밤새 준비했는지 보온밥 김치 김 갖가지 반찬이 수도없이 불거져 나온다. 이 많은 짐을 지고오른 형님께 미안해서라도 한껏 먹어야 한다.

철의 여인 베낭 또한 따뜻하다 보온 밥통 보온 물통 컵라면을 양껏 먹어도 될만큼 물지게를 지고 올랐으니. 컵라면 사 지고 탈레탈레 오른 막내가 조금 미안했을 것이다. 막내야 다음부터 짐 지지않으려면 형님 진 짐 속에 뺄건 좀 빼는 기지라도 발휘하자꾸나    

 

 

점심을 먹고 앞도 안 보이는 길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꼭대기에서 하산 명령이 떨어졌다. 이대로 올라서면 도저히 향적봉을 밟을 수 없단다. 곤도라는 오후 4시에 마감하니 눈물을 머금고 날 어두워지기 전에 왔던 길을 돌아 내려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