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첫 산행은 남해 금산으로 정했다. 가까이에 명산이 있다는 소문은 들었으나 금산은 금산다웠다.
윗녘으로 눈발이 날리는지 남쪽의 바람도 차가웠다.
그러나 금산의 품에 안기는 순간 봄이 성큼 다가선 게 아닌가 착각을 하게 한다.
저 위에 주상절리는 발걸음을 재촉케 하고 준비를 서두르며 들린 산아래 화장실에는 비발디의 사계가 흘러나온다. 일단 코스를 잡아보기로 했다.
쌍홍문을 거쳐 보리암으로 그리고 정상을 올랐다가 제석봉으로 내려오기로 하고 등반 시간은 넉넉히 잡아 4시간
출발전 한식 전문 식당에 들러 남해 상주의 음식 향을 먹고 마시며 넉넉한 인심에 푸근히 길을 올랐다
요즘 명산 입구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시인의 마을 또 잠시 발길을 멈추었다 창안으로 시향에 젖어있는 사람 몇 한가롭다
굴이 나란히 두개 뚫린 이곳은 쌍홍문이다. 원효대사가 무지개 같다고 해서 불리게 되었단다. 마치 하늘로 향하는 길목 통천문을 연상케 한다
쌍홍문 앞에서 본 장군암이다. 장군암은 쌍홍문을 지키는 장군이 칼을 짚고 서 있는 모습이라는데 과연 장군다웠다. 가슴 밑으로 내리 뻗은 절벽 중턱 의연히 버티고 선 소나무 몇그루 그 인고의 의지는 장군을 닮았다
돌고래가 개구리를 물고 있는 듯하다고 해서 담아보았다
쌍홍문을 무사 통과하고 내려다 본 아래 세상 아득히 작아보인다
저 위에서 내려다 보면 우리 생이 그러하리라
눈을 드니 보리암이 보인다
여승은 이승의 영육을 모두 바쳤으나 더 바칠 것이 남았는지 합장하고 예를 다하는데 기념 사진을 찍으려니 머쓱하기 그지없다
탑돌이를 마친 여승이 총총히 올라서는 돌계단을 따라 올라 보았다. 그 길이 구도의 길인줄 알지만 내게는 느낌이 다르다 중생이 어찌 그오묘한 도를 따르기 쉬우랴
극락전에서 내려다 본 아래 세상을 아득하고 혼미하다. 구도의 길을 가는 승려들이 중생을 들여다 보면 그 또한 그러하리라
보리암을 지나 정상을 오르는 길목은 시누대의 부대낌이 등줄기를 서늘케 한다 에라 모르겠다 예까지 오느라 젖은 등줄기를 차라리 말려보는 것도 좋으리라
아! 나는 또 하나의 명산 정상에 섰다 이 행복을 맞보려 굵은 땀방울 쏟았다. 나를 끌어올려 안아주는 이곳이 없었다면 어찌 아득한 산길을 오르려시작이나 했을까 동행한 나의 친구야 우리 정말 대단하지?
유홍문이라 암각된 이 바위는 고래의 형상을 엿볼 수 있다
봉수대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니 이 산도 한 때 백성들의 발걸음이 부산했으리라 저 아래 바다와 해변도시가 이곳을 주시하며 평화를 누렸을 것이고
차량이 중턱 보리암 근처까지 올라있는 것을 보면 찻길이 있나보다
봉수대를 내려 서서 단군신전이 있다는데 시간이 넉넉치 않아 길가 주욱 내려다 보고만 돌아섰다
흔들바위라니 힘껏 흔들어 보았으나 끄뜩 않는다 애고~~ 산길 오르느라 기력이 소진된 때문이리라
좌선대의 팻말이 뒷꼭지를 간지럽히나 이제 몸을 사릴 줄도 알아야 할 나이. 무릎대를 조여 매고 하산길을 서둘러야 한다 . 지금 내려서도 어둑해서 오늘 산행을 접을 것인데 ...벌써 따끈한 아랫목이 있는 밥집이 그립다 오늘은 무얼 먹지? 어떤 등산객은 사우나로 들어가야 한다는데 ... 취향도 가지가지 어쨌거나 친구야! 오늘 산행 즐거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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