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로書로 공부방/제2시집 수록

쉬어가라 휴휴암

가마실 / 설인 2012. 12. 24. 22:36

 

 

쉬어가라 휴휴암

 

성갑숙

 

 

천근만근 짊어 지고

국토 동쪽 비탈을 오르다가

지친 발걸음 잡는 곳이 있었으니

강원도 양양 바닷가 휴휴암

 

불자들은 거북바위에 엎드려

천 가지 만 가지 소원을 앙망하는 가운데

주뼛 주뼛 등짐 부리지 못하는 중생을

측은지심 내려다보는 눈이 계셨으니

 

아! 천수천안관세음보살님

좌우로 여러 모양 내민 손손마다

구하는 이

각각의 눈높이로

나누어 주고 계셨으니

 

가진 것 다 주고 없다 억울함 토로하고

받고 싶은 것 무엇인가 한참을 머뭇거렸다

 

한 눈 들어

움켜진 손 펴 보라하시네

한 손 들어

버거운 짐 벗겨 받아드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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