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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쓰기- 경험 선택하기

가마실 / 설인 2010. 8. 14. 08:59

자서전 쓰기 강좌

● 장 소 : 순천 시립 중앙도서관

● 대 상: 65세 이상 순천시 시민

●강의: 성갑숙(시인.순천문협회장)

 

(3) 경험 선택하기

  떠올린 모든 경험들을 자서전에 실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은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몇 가지의 경험을 선별하고 간추리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즐겁고 재미있는 긍정적인 경험만 선호할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경험이라 하더라도 진실하게 서술한 뒤 그 경험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인용된 서정주 시인의 자서전은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이유를 찾아내고 의미를 발견한 것이다.


나는 여기 인제 내 생애에서 가장 창피한 이야기들을 한바탕 벌여놓아야 할 마련이 되었다. 그것은 1944년 유월 민족주의극 공연 사건에 영향을 주었다는 혐의로 석달동안 구치소 신세를 진 뒤 풀려나와서부터 이듬해 즉 1945년 봄까지의 반해 남짓한 일들로서, 제목은 친일적 업적 또는 전범 여부에 대한 것이다. 시인 박희진이 언젠가 무슨 세미나에서 내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친일적인 시를 썼다는 말을 했던 것을 읽은 걸 기억하는데 그것은 사실이다. 


-중략-


그래 창피한대로 꽤 길 미래의 일본의 동양주도권은 기정 사실이니 한국인도 거기 맞추어서 어떻게든 살아 견뎌야 한다는 생각을 세우고 만 것이다. 정치세계에 대한 부족한 지식이 내 그릇된 인식을 만들고, 이 그릇된 인식에서 나온 언행들이 내 생애의 가장 창피한 일들을 빚었다. 그러나 그때에는 나는 나를 가장 객관적인 관찰가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서정주 『미당 자서전』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