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여름날 오대산 오솔길로 들어섰다
울창한 가로수 사이
대종사 사리탑 정갈히 모신 곳
노란나비 여린 나비
뜨거웠던 지난날 돌아간 듯
다정코도 한가롭다
어깨에 멘 배낭을 내려놓았다
선택의 무게 욕심의 무게
내려놓은 듯 가뿐하다
누구라도 님의 고매한 가르침
유린할 수 없음에
탑돌이하며 엮어놓은 속세의 연을
어이할거나
방향을 되돌려 돌아들면
때 묻지 않은 속인으로 돌아와
따스한 손 잡을 수 있으려나
다시 오솔길 나서며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
돌이끼 밑에 다소곳 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