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란 시세계 나의 시세계와 작품 문병란(시인. 前 조선대학교 교수) 1. 시란 무엇인가? 나의 시세계와 작품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시 감상을 위한 몇 가지 정의와 그 감상의 기준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19세기 시의 전성기시대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시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을 뒷받침하는 몇 가지 정.. 현대시(詩) 감상 2017.06.22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도종환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도종환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자연의 하나처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서둘러 고독에서 벗어나려 하지않고기다림으로 채워간다는 것입니다 비어있어야 비로소 가득해지는 사랑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평.. 현대시(詩) 감상 2014.02.05
(선시) 지팡이 / 임보 (선시) 지팡이 / 임보 산길을 가는데 머리를 쳐들고 혀를 날름거리며 가는 길을 막는 놈이 있다 보아하니 한 자 남짓한 독사다 짚고 있던 지팡이를 들어 허리를 쳤더니 두 동강이 나고 만다 그런데 이 어인 일인가 갈라진 몸뚱이가 두 동강으로 되살아나 식식거리며 달려드는 게 아닌가 달.. 현대시(詩) 감상 2013.12.18
푸라타나스/김현승 푸라타나스 김현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푸라타나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있다. 너는 사모할줄을 모르나, 푸라타나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느린다. 먼 길에 올제, 호올로 되어 외로울제, 푸라타나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깊이 .. 현대시(詩) 감상 2013.04.19
안도현 시 모음 안도현 시모음- 일기 외.hwp 일기 / 안도현 오전에 깡마른 국화꽃 웃자란 눈썹을 가위로 잘랐다 오후에는 지난 여름 마루 끝에 다녀간 사슴벌레에게 엽서를 써서 보내고 고장 난 감나무를 고쳐주러 온 의원醫員에게 감나무 그늘의 수리도 부탁하였다 추녀 끝으로 줄지어 스며드는 기러기 .. 현대시(詩) 감상 2013.03.28
감나무 / 이재무 감나무 이재무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립 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 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놓은 붉은 눈물 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 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놓고 주인은 삼십년을 살다가 도망 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년인데…… 감나무 저도 안부가 그리운 것.. 현대시(詩) 감상 2010.10.21
님의 침묵 / 한용운 님의 침묵 -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야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서는 차디찬 띠끌이 되야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쓰'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 현대시(詩) 감상 2010.10.17
별들은 따뜻하다 / 정호승 별들은 따뜻하다 정호승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부르던 것들은 모든 거짓이었으나 북풍이 지나간 새벽거리.. 현대시(詩) 감상 2010.10.17
눈 오는 지도 / 윤동주 눈 오는 지도(地圖) 윤동주 순이(順伊)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 것처럼 창 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방안을 돌아다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안에까지 눈이 내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歷史)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 현대시(詩) 감상 2010.10.03
우리가 물이 되어/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處女)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 현대시(詩) 감상 2010.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