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벌자/길떠나기(국내)

월출산 천황봉2009.3.29

가마실 / 설인 2010. 8. 8. 20:16


 

    

         

 

                                                     2009. 3. 29 월출산 정상

 

 

월출산 통천문에 들어 

 성갑숙


숨을 다하고야 당도한 문

앞만 좆아 오른 인파 속에서

미진의 기를 모두었다


세상 것 다 내려놓아야 한다

개인의 영달도

육신의 찌꺼기도

다 버려야 한다

머리에 얹힌 관을 내려 

겸손과 온유로 때를 씻고

허리를 굽혀야만 들 수 있다

 

드는 길도 외길이요

나는 길도 외길이요

너에 묻어 들 수도 없음이니

홀로 비로소 올라 선 천황봉

눈 아래 거대한 암봉 뜨거운 심장

더풀 더풀 호흡한다

천만년 이어온 숨결 따라

긴 호흡을 했다